축의금 봉투에 이름을 적다가 "아, 내 글씨" 하고 머쓱했던 적이 있으신지.
예전에는 이 정도가 아니었는데, 언제 이렇게 됐나 싶다.
이유는 간단하다. 메모조차 휴대전화로 하다 보니 손으로 쓸 일이 사라졌다. 쓰지 않으면 손도 굳는다.
다행히 다시 시작하는 데는 돈도 준비도 많이 들지 않는다. 오늘은 그 시작을 정리했다.
3줄 요약
집에 있는 펜으로 시작해도 된다. 만년필이나 딥펜은 익숙해진 뒤에 골라도 늦지 않다.
책은 교정용·연습용·필사용으로 나뉜다. 무엇을 원하는지부터 정한다.
손이 떨리면 굵은 펜대와 미끄럼 방지 깔개가 도움이 된다. 최근 생긴 떨림은 진료를 받는다.
언제부터인가 손으로 쓰는 일이 줄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로 대부분을 해결한다.
수첩과 펜을 가방에 넣고 다니던 기억이 까마득하다. 간단한 메모도 화면에 적는다.
그러다 보니 오랜만에 펜을 들면 손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글씨가 흔들리거나 크기가 제각각이 된다.
이건 나이 탓만은 아니다. 쓰지 않아 굳은 것에 가깝다.
글씨가 흔들리면 덜컥 걱정부터 하시는 분도 있다. 그런데 손을 쓰는 일이 줄어든 결과인 경우가 더 많다.
다시 쓰기 시작하면 대개 나아진다. 걱정을 접고 한 줄부터 해 보시는 편이 낫다.
반작용처럼 요즘은 손글씨 연습이 다시 늘었다. 서점에도 관련 책이 여러 종 나와 있다.
이 취미의 장점은 분명하다. 돈이 거의 들지 않고 장소도 가리지 않는다.
무릎이나 허리가 아파도 할 수 있다. 날씨와 상관없이 이어 갈 수 있다는 점도 크다.
매일 조금씩 하다 보면 글씨가 잡힌다. 나아가 캘리그라피처럼 꾸미는 글씨로 넓혀 갈 수도 있다.
(글 출처 : 생활 취미 관련 공개 안내 종합.)
손으로 쓰는 일은 생각보다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쓴다.
손가락의 힘을 조절하고, 눈으로 위치를 보고, 다음 글자를 떠올린다. 눈과 손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
무엇보다 속도가 느리다. 자판을 두드릴 때처럼 빠르게 옮길 수 없다.
그래서 그대로 베끼기보다 간추리고 요약하게 된다. 그 과정에서 내용을 한 번 더 다루게 된다.
다만 여기서 과장은 걸러야 한다. 손글씨가 기억력을 좋게 만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우울감이 낫는다거나 마음이 평온해진다는 이야기도 근거가 분명하지 않다.
그래도 분명한 것이 있다. 손글씨는 혼자서도, 매일, 조용히 이어 갈 수 있는 활동이라는 점이다.
머리를 쓰는 여러 활동 가운데 하나로 보면 알맞다. 그 자체로 충분히 값어치가 있다.
(글 출처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인지활동 관련 안내 종합. 특정 활동의 효과는 연구에 따라 결과가 다르다.)
3
어떤 책부터 고를까
손글씨 책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목적이 다르니 먼저 골라야 한다.
교정용은 지금의 글씨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둔다. 자음과 모음의 비율, 줄 맞추기를 익힌다.
연습용은 원하는 서체를 익히는 책이다. 예쁜 글씨체를 따라 쓰며 손에 붙인다.
필사용은 문장을 옮겨 적는 책이다. 시나 산문, 경전을 따라 쓰며 내용까지 함께 읽는다.
시니어에게는 필사용이 잘 맞는 경우가 많다. 글씨 연습과 읽는 재미를 같이 가져가기 때문이다.
책을 고를 때 볼 것은 하나다. 그 안의 글씨체가 내가 원하는 모양인가.
손글씨 책은 그대로 따라 쓰며 손에 익히는 것이 목적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글씨체는 오래 못 간다.
한 가지 더 살핀다. 글자 크기와 칸의 여유다. 칸이 좁으면 눈과 손이 금방 지친다.
글씨체를 못 고르겠다면 정자체부터 잡는 것이 무난하다. 남이 읽기 쉬운 글씨가 가장 쓸모 있다.
연습할 문장은 짧고 익숙한 것이 좋다. 뜻을 아는 문장이라야 지루하지 않다.
굳이 책이 아니어도 된다. 줄 노트에 좋아하는 문장을 옮겨 적는 것으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글 출처 : 공개된 취미·학습 안내 종합. 특정 도서나 상표를 권하는 내용이 아니다.)
시작할 때 가장 흔한 실수는 도구부터 갖추는 일이다.
집에 있는 볼펜이나 젤펜으로 충분하다. 익숙해진 뒤에 골라도 늦지 않다.
펜마다 성격은 다르다. 볼펜과 젤펜은 어디서나 쓸 수 있고 값이 싸다.
만년필은 힘을 덜 주고도 써진다. 그래서 오래 써도 손이 덜 피로한 대신 관리가 필요하다.
딥펜은 잉크를 찍어 쓰는 펜이다. 선이 아름답지만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붓펜은 힘에 따라 굵기가 달라진다. 캘리그라피처럼 꾸미는 글씨에 주로 쓴다.
펜촉은 가는 것부터 굵은 것까지 있다. 한글 연습에는 0.5~0.9mm 정도가 무난하다.
비용은 많이 들지 않는다. 노트와 펜 한 자루면 시작할 수 있고, 손글씨 책도 부담스러운 값이 아니다.
다만 만년필과 딥펜은 종류에 따라 값 차이가 크다. 가격은 수시로 바뀌니 확인 후 구입한다.
시니어라면 손 떨림이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몇 가지로 덜 수 있다.
굵고 미끄럽지 않은 펜대를 고르고, 종이 아래에 미끄럼 방지 깔개를 둔다. 팔꿈치를 책상에 붙여 지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글자를 크게 쓰는 것도 방법이다. 다만 최근에 생긴 떨림이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원인을 확인해야 하니 진료를 받는다.
(글 출처 : 공개된 문구·취미 안내 및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떨림 관련 안내 종합.)
손글씨의 좋은 점은 문턱이 낮다는 데 있다. 준비물도, 시간도 많이 필요 없다.
그래서 시작할 때 목표를 크게 잡지 않는 편이 좋다. 하루 한 줄이면 충분하다.
좋아하는 시 한 줄, 오늘 있었던 일 한 문장, 손주의 이름도 좋다. 이어 가는 것이 관건이다.
한 달쯤 지나면 눈에 보인다. 처음 쓴 쪽과 견주면 흔들림이 줄어 있다.
쓴 것을 모아 두면 재미가 붙는다. 날짜를 적어 두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기록이 된다.
이런 활동에 공통점이 하나 있다. 매일 조금씩 할 때 값어치가 생긴다는 것이다.
기억하고, 셈하고, 말을 찾는 일도 마찬가지다. 쓰지 않으면 무뎌지고 매일 쓰면 오래 버틴다.중요한 것은 강도가 아니라 매일이라는 규칙성이다. 어려운 것을 붙잡을 필요가 없다.
두칭의 매일 두뇌훈련 4종은 기억, 집중, 언어, 계산을 골고루 자극한다. 손글씨 한 줄에 이어 10분만 더하면 된다.
치매는 생기고 나서 관리하는 것보다, 건강할 때 미리 예방하는 편이 언제나 더 현명하다.
(글 출처 : 중앙치매센터 치매예방수칙 공개자료 종합.)
자주 묻는 질문
손글씨를 쓰면 기억에 도움이 되나요?
손으로 쓰면 자판을 두드릴 때보다 속도가 느리다. 그래서 그대로 옮겨 적기보다 요약하고 간추리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내용을 한 번 더 다루게 된다. 다만 손글씨가 기억력을 좋게 만든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머리를 쓰는 여러 활동 가운데 하나로 보는 편이 정확하다.
나이가 들어서도 악필이 고쳐지나요?
글씨는 습관이라 바꾸는 데 시간이 걸리지만 나아질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오래 붙잡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이어 가는 일이다. 처음에는 한 줄이나 두 줄이면 충분하다. 또박또박 쓰는 데 익숙해지면 자연스럽게 모양이 잡힌다.
무슨 펜부터 사야 하나요?
집에 있는 볼펜이나 젤펜으로 시작해도 충분하다. 처음부터 만년필이나 딥펜을 갖출 필요는 없다. 만년필은 힘을 덜 주고도 써져 손이 덜 피로한 대신 관리가 필요하고, 딥펜은 잉크를 찍어 쓰는 방식이라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붓펜은 굵기 변화를 주는 글씨에 쓰인다.
손이 떨려서 글씨가 흔들립니다.
몇 가지로 덜 수 있다. 굵고 미끄럽지 않은 펜대를 고르고 종이 아래에 미끄럼 방지 깔개를 둔다. 팔꿈치를 책상에 붙여 지지하고 글자 크기를 키워 쓰는 방법도 있다. 다만 예전에 없던 떨림이 최근에 생겼거나 점점 심해진다면 원인을 확인해야 하므로 진료를 받아 보시기 바란다.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많이 들지 않는다. 연습 노트와 펜 한 자루면 시작할 수 있고 손글씨 책도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다. 만년필이나 딥펜은 종류에 따라 값 차이가 크므로 익숙해진 뒤에 골라도 늦지 않다. 가격은 수시로 바뀌니 구입 전에 확인하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