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하다가 숫자를 놓친다. 말하다가 하려던 말을 잃는다.
이런 일들은 오래 담아 두는 기억과는 다른 기능이 떨어지면서 벌어진다.
각각의 작업을 하는 시점에 사용되는 힘이 흔들린 것이다.
이 힘을 작업기억이라 부른다.
오래 담아 두는 장기기억, 잠깐 담아 두는 단기기억과는 또 다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매끄럽게 이어지느냐는 이 작업기억이 맡는다.
이런 작업기억은 용량이 정해져 있어서, 그 양을 넘기면 작업을 수행하는 과정 중에 어려움이 발생한다.
여기 해당하는 일이 잦다면 오래 담아 두는 기억이 아니라, 지금 붙들고 쓰는 힘 쪽이 문제다.
병을 진단하는 검사가 아니다. 어떤 일들을 겪는지 추려보는 것이다.
작업 기억 직접 해 보기 — 거꾸로 말하기
아래 숫자를 한 번 소리 내어 읽고, 가린 다음 거꾸로 말해 보시기 바란다.
4 7 2 — 세 자리
8 1 5 3 — 네 자리
6 9 2 7 4 — 다섯 자리
거꾸로 말할 때 어디까지 되었는지가 지금 나의 작업기억 용량이다. 그냥 따라 읽는 것은 단기기억이고, 거꾸로 말하는 것이 작업기억이다.
컨디션에 따라 한 자리쯤 오르내린다.
기억이라 하면 대개 오래 담아 두는 장기기억을 떠올린다.
어제 점심에 무엇을 먹었는지 같은 것이다.
작업기억은 그 반대편에 있다.
몇 초에서 몇십 초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다.
전화번호를 듣고 적기 전까지 붙드는 것, 그 번호에서 뒷자리만 골라 쓰는 것이 그 예다.
단기기억과의 차이는 이렇다.
단기기억은 잠깐 담아 두는 것이고, 작업기억은 작업을 하는 과정 중에 머리에서 붙들고 쓰는 것이다.
세 자리 수를 그냥 외우는 것은 단기기억이고, 그 수를 거꾸로 말하기 위해 순간 세 자리 수를 머릿속에 담아 두는 것이 작업기억이다.
작업기억이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계산, 순서 정하기, 하던 말 이어 가기, 길 찾기가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그래서 작업기억이 흔들리면 다음과 같은 일들을 겪게 된다.
옛일은 또렷한데 방금 하던 일이 자꾸 끊긴다.
집안일을 하다 방에 들어가서는 무엇을 하러 왔는지 몰라 잠깐 서 있는 것처럼 누구나 겪는 그 장면도 작업기억과 연관돼 있다.
(글 출처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인지기능 안내, 중앙치매센터 인지영역 설명 자료 종합.)
작업기억 용량은 제한돼 있다.
예전에는 한 번에 일곱 개 안팎이라 이야기했다.
근래 연구에서는 한 번에 네 개 안팎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숫자가 무엇이든 요점은 같다.
작업을 하는 과정 중에 머릿속에 정해진 양을 넘어 새로운 것들이 들어오면 먼저 들어와 있던 것들을 밀어낸다.
그러니, 장 볼 것이 여섯 가지라면 외우려 애쓸 일이 아니고 적는 편이 낫다.
또 하나, 작업기억은 방해에 약하다.
작업하려고 머릿속에 붙들고 있는 중에 말을 걸면 그것들이 그대로 사라진다.
전화번호를 되뇌는 동안 누가 인사를 건네면 번호가 날아가는 것이 그래서다.
시간도 변수다.
작업하려고 머릿속에 붙들어 두는 데는 힘이 들어가고, 그 힘은 오래 가지 않는다.
그래서 들은 것을 바로 쓰지 않고 잠시 뒤에 써야 하는 상황이 가장 어렵다.
약국에서 설명을 듣고 집에 와서 떠올리는 일이 그렇다.
이런 특성을 반영한 인지 훈련이라야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낱말을 보여 주고 다른 일을 시킨 뒤 다시 묻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사이에 낀 시간과 방해가 있어야 실제 생활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작업기억은 머릿속에 들어온 정보를 어떻게 담는지, 그 방식에 따라 효과가 달라지기도 한다.
같은 여섯 자리라도 둘씩 끊어 세 덩어리로 만들면 훨씬 수월하다.
전화번호를 세 토막으로 끊어 읽는 습관은 여기에 기인한다.
머릿속에서 작업할 덩어리 수를 줄이는 요령이다.
말로 되뇌는 것도 작업기억을 위한 요령 중 하나다.
소리 내어 한 번 따라 말하면 귀로 한 번 더 들어온다.
다만 되뇌는 동안에는 다른 일을 못 한다.
그래서 되뇌기는 짧은 순간을 넘기는 데까지가 쓸모다.
(글 출처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인지기능·기억력 안내 종합.)
작업을 하는데 쓰는 뇌기능이 약해지면 생활에서 불편이 쌓인다.그 힘을 지키려면 두뇌부터 미리 미리 —
작업기억이 헐거워지면 생활의 특정 장면에서 먼저 드러난다.
계산이 그 하나다. 시장에서 값을 더하다가 앞의 숫자를 놓치면 처음부터 다시 세게 된다.
대화도 그렇다. 여럿이 이야기하는 곳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하려던 말이 사라진다.
요리는 여러 가지를 동시에 붙드는 일이라 부담이 크다. 불을 올려 둔 채 다른 재료를 손질하는 상황이 그렇다.
운전도 마찬가지다. 안내를 들으며 신호를 보고 차선을 살피는 일이 겹친다.
작업기억하는 힘이 준 것과 오래 담아 둔 기억이 사라지는 것은 다른 일이다.
앞서 말한 대로 옛일이 또렷하다면 장기기억 쪽 이야기는 아니다.
이런 상황은 작업기억 기능성을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덜 쓰게 된 것에 가깝다.
그렇지만, 매일 조금씩 작업기억을 다시 쓰기 시작해 되도록 빨리 회복시켜야 한다.
(글 출처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인지기능 안내 종합.)
4
어떤 훈련을 통해 길러지나
작업기억은 한 영역에만 묶여 있지 않다. 여섯 인지 영역 가운데 다섯 곳에서 쓰인다.
암산에서는 앞에 나온 수에 뒤에 오는 수를 더한다. 계산이 길어질수록 머리로 생각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추론에서는 조건 두세 개를 동시에 머릿속에 떠올려 놓고 생각해 낸다. 순서를 정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언어에서는 문장의 앞부분을 기억해야 말의 뒷부분을 이어갈 수 있다. 긴 말을 듣고 이해하는 일이 그렇다.
기억에서는 저장하는 일과 저장된 것들을 꺼내는 일을 한다.
집중에서는 끼어드는 것을 물리치고 하던 일을 이어 간다.
그래서 작업기억은 여러 훈련을 골고루 하는 편이 효과적이다. 한 가지만 반복하면 그 과제에만 익숙해지기 쉽다.
훈련이 어떤 모양인지는 영상 한 편이 설명보다 빠르다. 아래는 암산 훈련의 예다.
작업기억은 쓸수록 손에 익는다. 매일 붙들고 셈해 본 사람은 그 일이 한결 수월해진다.
그래서 매일 쓰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 먼저다. 익숙한 하루에서는 붙들고 셈하고 말을 찾는 일이 좀처럼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두칭은 이 힘을 한 훈련에 몰아 두지 않는다. 암산·추론·언어·기억·집중 훈련에 걸쳐 매일 쓰게 한다.
두칭은 훈련 중에도 성취도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한다. 조금 애써야 달성하는 훈련수준일 때 다음 작업기억으로 이어 가기가 수월하다.
기록은 영역별 분포와 날짜별 추이로 보여 주고 같은 연령대 평균과 나란히 놓아 준다.
강도보다 계속 이어서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10분이면 넉넉하다.
여기에 요령을 더하면 작업기억 효과가 커진다.
① 적는다. 장보기 목록도, 들은 복용법도 한 번씩 적어본다.
② 묶는다. 낱낱이 외우지 말고 "국거리 세 가지"처럼 덩어리로 만든다.
③ 한 번에 하나. 통화하며 계산하지 않고, 요리 중에는 알람을 써서 한 가지 일에 집중한다.
④ 둘 곳을 정한다. 열쇠·안경·약을 늘 같은 곳에 두는 규칙을 만들어 방해요소를 줄인다.
이런 방법은 기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순간에 머리가 해야 할 일을 줄여 주는 것이다.
몸 쪽에서 손볼 것도 있다. 잠이 모자라면 작업기억 뇌기능이 먼저 흔들린다.
술도 역시 작업기억 기능을 떨어뜨린다. 저녁에 한 잔이 다음 날 아침의 집중을 떨어뜨리는 경우가 흔하다.
듣기가 편해져도 여유가 늘어난다. 소리를 알아듣는 데 힘을 덜 들이면 그만큼 작업자체에 할애할 작업기억은 여유가 생긴다.
이 모든 것의 가운데에 매일 쓰는 10분이 있다. 요령은 짐을 덜어 주고, 훈련은 힘을 이어 준다.
(글 출처 : 세계보건기구 인지저하·치매 위험 감소 권고, 중앙치매센터 치매예방수칙 공개자료 종합.)
작업기억을 지키는 다섯 가지
매일 10분 — 붙들고 셈하는 시간을 만든다
적는다 — 목록·복용법은 손으로
묶는다 — 낱낱이 말고 덩어리로
한 번에 하나 — 겹치면 흘린다
둘 곳을 정한다 — 열쇠·안경·약
자주 묻는 질문
작업기억은 기억력과 다른 건가요?
다른 이야기다. 흔히 말하는 기억력이 오래 담아 두는 쪽이라면, 작업기억은 지금 붙들고 쓰는 힘이다. 어제 점심을 떠올리는 것은 기억이고, 계산에서 앞자리를 두고 뒷자리를 더하는 것이 작업기억이다. 그래서 흔들리면 옛일은 또렷한데 하던 일이 자꾸 끊긴다. 두칭 훈련에서 이 힘은 암산·추론·언어·기억·집중에 걸쳐 매일 쓰인다.
한 번에 몇 개나 담을 수 있나요?
예전에는 일곱 개 안팎, 근래에는 네 개 안팎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어느 쪽이든 정해진 양을 넘으면 앞의 것이 밀려난다는 점은 같다. 장 볼 것이 여섯 가지라면 외우기보다 적는 편이 확실하다. 두칭 훈련이 담는 양을 조금씩 늘려 가며 내는 것도 그래서다.
나이가 들면 작업기억이 줄어드나요?
대체로 속도가 느려지고 방해에 약해지는 변화가 보고된다. 다만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고, 조용한 곳에서는 괜찮다가 시끄러운 곳에서 유난히 힘든 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매일 조금씩 쓰는 분들은 그 차이를 덜 느낀다. 두칭이 하루 10분을 이야기하는 이유다.
훈련하면 작업기억이 늘어나나요?
쓰는 만큼 손에 익는다. 두칭은 암산·추론·언어·기억·집중 훈련에서 이 힘을 매일 조금씩 쓰게 한다. 하루 10분이면 넉넉하고, 여기에 적기·묶기 같은 요령을 더하면 하루가 한결 가벼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