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산하다가 숫자를 놓친다. 말하다가 하려던 말을 잃는다.
이런 일은 오래 담아 두는 기억과는 다른 자리에서 벌어진다. 지금 이 순간 붙들고 쓰는 힘이 흔들린 것이다.
이 힘을 작업기억이라 부른다. 머릿속에 작업대를 하나 펴 놓고 그 위에서 손을 놀리는 일에 가깝다.
작업대는 넓지 않다. 그래서 무엇을 올려 두느냐가 하루의 수월함을 가른다.
기억이라 하면 대개 오래 담아 두는 쪽을 떠올린다. 어제 점심에 무엇을 먹었는지 같은 것이다.
작업기억은 그 반대편에 있다. 몇 초에서 몇십 초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다.
전화번호를 듣고 적기 전까지 붙드는 것, 그 번호에서 뒷자리만 골라 쓰는 것이 그 예다.
여기서 단기기억과의 차이가 갈린다. 단기기억이 담아 두는 그릇이라면 작업기억은 담아 둔 것을 다루는 손이다.
세 자리 수를 그냥 외우는 것은 그릇의 일이고, 그 수를 거꾸로 말하는 것은 손의 일이다.
이 손이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많다. 계산, 순서 정하기, 하던 말 이어 가기, 길 찾기가 모두 여기에 기댄다.
그래서 작업기억이 흔들리면 특이한 모습이 나타난다. 옛일은 또렷한데 방금 하던 일이 자꾸 끊긴다.
집안일을 하다 방에 들어가서는 무엇을 하러 왔는지 몰라 잠깐 서 있는 일, 누구나 겪는 그 장면이 이 기능과 맞닿아 있다.
(글 출처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인지기능 안내, 중앙치매센터 인지영역 설명 자료 종합.)
2
담기는 양은 정해져 있다
작업대에는 한계가 있다. 한 번에 올려 둘 수 있는 것이 몇 개뿐이다.
예전에는 일곱 개 안팎이라 이야기했다. 근래 연구에서는 네 개 안팎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숫자가 무엇이든 요점은 같다. 정해진 양을 넘으면 새로 들어온 것이 앞의 것을 밀어낸다.
장 볼 것이 여섯 가지라면 외우려 애쓸 일이 아니다. 적는 편이 확실하다.
또 하나, 작업대는 방해에 약하다. 붙들고 있는 중에 말을 걸면 그대로 떨어진다.
전화번호를 되뇌는 동안 누가 인사를 건네면 번호가 날아가는 것이 그래서다.
시간도 변수다. 붙들어 두는 데는 힘이 들어가고, 그 힘은 오래 가지 않는다.
그래서 들은 것을 바로 쓰지 않고 잠시 뒤에 써야 하는 상황이 가장 어렵다. 약국에서 설명을 듣고 집에 와서 떠올리는 일이 그렇다.
인지 훈련도 이 점을 이용한다. 낱말을 보여 주고 다른 일을 시킨 뒤 다시 묻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사이에 낀 시간과 방해가 있어야 실제 생활에 가까워지기 때문이다.
담는 방식에 따라 부담이 달라지기도 한다. 같은 여섯 자리라도 둘씩 끊어 세 덩어리로 만들면 훨씬 수월하다.
전화번호를 세 토막으로 끊어 읽는 관습이 여기에 기대어 있다. 작업대에 올려 둘 덩어리 수를 줄이는 요령이다.
말로 되뇌는 것도 붙드는 방법이다. 소리 내어 한 번 따라 말하면 귀로 한 번 더 들어온다.
다만 되뇌는 동안에는 다른 일을 못 한다. 그래서 되뇌기는 짧은 순간을 넘기는 데까지가 쓸모다.
(글 출처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인지기능·기억력 안내 종합.)
작업기억이 헐거워지면 생활의 특정 장면에서 먼저 드러난다.
계산이 그 하나다. 시장에서 값을 더하다가 앞의 숫자를 놓치면 처음부터 다시 세게 된다.
대화도 그렇다. 여럿이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내 차례를 기다리는 동안 하려던 말이 사라진다.
요리는 여러 갈래를 동시에 붙드는 일이라 부담이 크다. 불을 올려 둔 채 다른 재료를 손질하는 상황이 그렇다.
운전도 마찬가지다. 안내를 들으며 신호를 보고 차선을 살피는 일이 겹친다.
여기서 오해가 하나 있다. 이런 일이 잦다고 해서 기억을 잃어 가는 것은 아니다.
작업대가 좁아진 것과 저장고가 비는 것은 다른 일이다. 앞서 말한 대로 옛일이 또렷하다면 저장고 쪽 이야기는 아니다.
그러니 이 힘은 잃어버린 것이 아니라 덜 쓰게 된 것에 가깝다.
다시 쓰기 시작하면 그만큼 손에 익는다.
(글 출처 : 질병관리청 국가건강정보포털 인지기능 안내 종합.)
4
어떤 훈련을 통해 길러지나
작업기억은 한 영역에만 묶여 있지 않다. 여섯 인지 영역 가운데 다섯 곳에서 함께 쓰인다.
암산에서는 앞자리를 붙들고 뒷자리를 더한다. 계산이 길어질수록 붙드는 시간이 늘어난다.
추론에서는 조건 두세 개를 동시에 올려 두고 견준다. 순서를 정하는 문제가 대표적이다.
언어에서는 문장의 앞부분을 붙들어야 뒷부분이 이어진다. 긴 말을 듣고 이해하는 일이 그렇다.
기억에서는 담는 순간과 꺼내는 순간 사이를 이어 준다.
학습에서는 방금 배운 것을 붙들고 다음 것에 적용한다.
그래서 작업기억은 여러 훈련을 골고루 하는 편이 자연스럽다. 한 가지만 반복하면 그 과제에만 익숙해지기 쉽다.
훈련이 어떤 모양인지는 영상 한 편이 설명보다 빠르다. 아래는 암산 훈련의 예다.
작업기억은 쓸수록 손에 익는다. 매일 붙들고 셈해 본 사람은 그 일이 한결 수월해진다.
그래서 매일 쓰는 자리를 만드는 것이 먼저다. 익숙한 하루에서는 붙들고 셈하고 말을 찾는 일이 좀처럼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두칭은 이 힘을 한 훈련에 몰아 두지 않는다. 암산·추론·언어·기억·학습 훈련에 걸쳐 매일 쓰게 한다.
두칭은 훈련 중에도 성취도에 따라 난이도를 조절한다. 조금 애써야 닿는 자리에 있을 때 이어 가기가 가장 수월하다.
기록은 영역별 분포와 날짜별 추이로 보여 주고 같은 연령대 평균과 나란히 놓아 준다.
강도보다 이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10분이면 넉넉하다.
여기에 요령을 더하면 하루가 한결 가벼워진다. 작업대에 올리는 짐을 줄이는 것이다.
① 적는다. 장보기 목록도, 들은 복용법도 적어 두면 붙들 필요가 없어진다.
② 묶는다. 낱낱이 외우지 말고 "국거리 세 가지"처럼 덩어리로 만든다.
③ 한 번에 하나. 통화하며 계산하지 않고, 요리 중에는 알람을 쓴다.
④ 자리를 정한다. 열쇠·안경·약을 늘 같은 곳에 두면 그만큼 머리가 비워진다.
이런 방법은 기억을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머리가 해야 할 일을 줄여 주는 것이다.
몸 쪽에서 손볼 것도 있다. 잠이 모자라면 붙드는 힘이 가장 먼저 흔들린다.
술도 그날의 작업대를 좁힌다. 저녁에 한 잔이 다음 날 아침의 집중을 흐리는 경우가 흔하다.
듣기가 편해져도 자리가 늘어난다. 소리를 알아듣는 데 힘을 덜 쓰면 그만큼 붙들 여유가 생긴다.
이 모든 것의 가운데에 매일 쓰는 10분이 있다. 요령은 짐을 덜어 주고, 훈련은 힘을 이어 준다.
(글 출처 : 세계보건기구 인지저하·치매 위험 감소 권고, 중앙치매센터 치매예방수칙 공개자료 종합.)
작업기억을 지키는 다섯 가지
매일 10분 — 붙들고 셈하는 자리를 만든다
적는다 — 목록·복용법은 손으로
묶는다 — 낱낱이 말고 덩어리로
한 번에 하나 — 겹치면 흘린다
자리를 정한다 — 열쇠·안경·약
자주 묻는 질문
작업기억은 기억력과 다른 건가요?
다른 이야기다. 흔히 말하는 기억력이 오래 담아 두는 쪽이라면, 작업기억은 지금 붙들고 쓰는 힘이다. 어제 점심을 떠올리는 것은 기억이고, 계산에서 앞자리를 두고 뒷자리를 더하는 것이 작업기억이다. 그래서 흔들리면 옛일은 또렷한데 하던 일이 자꾸 끊긴다. 두칭 훈련에서 이 힘은 암산·추론·언어·기억·학습에 걸쳐 매일 쓰인다.
한 번에 몇 개나 담을 수 있나요?
예전에는 일곱 개 안팎, 근래에는 네 개 안팎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어느 쪽이든 정해진 양을 넘으면 앞의 것이 밀려난다는 점은 같다. 장 볼 것이 여섯 가지라면 외우기보다 적는 편이 확실하다. 두칭 훈련이 담는 양을 조금씩 늘려 가며 내는 것도 그래서다.
나이가 들면 작업기억이 줄어드나요?
대체로 속도가 느려지고 방해에 약해지는 변화가 보고된다. 다만 정도는 사람마다 다르고, 조용한 곳에서는 괜찮다가 시끄러운 자리에서 유난히 힘든 식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매일 조금씩 쓰는 분들은 그 차이를 덜 느낀다. 두칭이 하루 10분을 이야기하는 이유다.
훈련하면 작업기억이 늘어나나요?
쓰는 만큼 손에 익는다. 두칭은 암산·추론·언어·기억·학습 훈련에서 이 힘을 매일 조금씩 쓰게 한다. 하루 10분이면 넉넉하고, 여기에 적기·묶기 같은 요령을 더하면 하루가 한결 가벼워진다.